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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로 살아남기3

"수학 왜 배워요: 아리스토텔레스와 우치다 타츠루가 말하는 공부의 이유" 학생들의 푸념 중에 흔한 것이 "수학 왜 배워요"다. 수학자될 거 아닌데, 더하고 빼고 나누고 곱하면 됐지, 미적분, 기하, 벡터 이런 거까지 왜 꼭 해야 하느냐고. 이 질문에는 수학자가 꿈이 아닌 사람에게는 중등 수학 교육 과정이 필요가 없다는 가치 판단이 전제되어 있다. 나는 이 질문에 정말로 답을 원하는 학생을 만날 때마다 우치다 타츠루가 쓴 『하류지향』이라는 책을 떠올린다. 작년에 한 국립대학에서 강의할 때 그 대학의 신문을 만드는 학생이 인터뷰를 하러 와서 처음 한 질문이 "현대사상은 왜 배워야 하나요?"였다. 이 질문을 한 학생은, 내가 그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을 하면 그것을 배워도 좋겠지만 내 답에 설득력이 없으면 배우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어떤 학술 분야가 배울 가치가 있.. 2026. 5. 1.
"정년 연장, 올바른 해법인가: 롤스의 무지의 베일로 본 세대 간 정의" 학생들은 나이 든 교사를 좋아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호감은 조금이라도 더 젊은 교사를 향한다. 관리자(교장, 교감)는 자기보다 나이 많은 평교사를 달갑지 않아할 수도 있다. 고령을 이유로 배려(혹은 생떼)를 받으려는 뻔뻔한 사람들도 많다. 일의 효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같은 부서 사람으로서는 거의 '교통사고'와도 같은 일들도 발생한다. 물론 프로 정신을 가지고 수업하시고, 학생들과도 즐겁게 소통하시며 교직 생활을 이어나가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나부터도 걱정이 앞선다. 내가 50대 후반이 되어서도, 60대 정년을 앞두고도 이렇게 열심히 수업 준비를 하고 아이들과 재밌게 수업할 수 있을까. 정년 연장이 이루어져도 과연 나는 명퇴를 생각하지 않을까. 하지만 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정년퇴직자가 연금을 수.. 2026. 4. 28.
"담임선생님이 너무 공부공부 하시네요: 루소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좋은 교사란 무엇인가" 최근 한 사교육 강사가 사교육을 줄이는 게 어렵지 않다는 발언을 했다. 쉽다고까지 했다. 과고, 외고, 자사고 등 모든 특수한 학교를 없애고 진정한 의미의 고교 평준화를 이루면 고교 입시 관련 사교육은 다 사라질 거라는 의견이었다. 과연 그런가. 우리나라의 학력지상주의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실 지금도 지자체 내의 고등학교들은 소위 말하는 "뺑뺑이"로 학교를 가는 평준화 체제가 맞다. 하지만 다양한 형태의 특목고가 존재하기 때문에 고교 입시를 위한 사교육 시장도 대입 시장 못지않은 게 현실이다. 중학교 1학년, 첫 지필고사를 앞둔 아이들에게 OMR 카드 작성하는 법, 밀려쓰지 않는 법, 시험 시간에 시간 배분 팁 등을 교육한다. 그다지 공부를 하지 않는 것 같은 아이들도 시험을 앞두고 제법 긴장.. 2026.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