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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유란: 다락방의 은둔 철학자 스피노자의 메시지 17세기 네덜란드의 철학자 바루흐 스피노자(Baruch Spinoza)는 하숙집 다락방에서 렌즈를 깎으며 생계를 유지하면서 철학 연구를 했다고 한다. 나는 이 '렌즈 깎는 노인' 같은 스피노자의 생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는데 이 꼿꼿함이 학문적 자유에 대한 그의 긍지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대 공동체에서 파문 당한 후 생계를 위해 망원경이나 현미경 렌즈 깎는 일 말고는 구할 수가 없어서였다는 말도 있다. 비극적인 것은 렌즈를 깎을 때 발생하는 유리 가루를 오래 흡입하여 진폐증으로 44살이라는 (현대 기준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나말고도 이런 스피노자의 고결함, 고귀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렌즈 깎는 행위를 '명징한 진리의 빛을 탐닉하다'와.. 2026. 3. 18.
회의주의자 흄이 가르쳐주는 '행복해지는 법' 인간은 끊임없이 '확실성'을 갈구한다. 내 직장이 안전한지, 내 파트너가 영원히 나를 사랑할지, 내가 내린 결정이 정답인지 확인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확실성에 대한 집착은 필연적으로 불안을 낳는다. 18세기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철저한 회의주의자로 불리지만, 정작 그의 삶은 매우 유쾌하고 평온했다. 그는 어떻게 모든 것을 의심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었을까? 흄이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행복의 메시지는 '포기'가 아닌 '수용'에 있다.1. '완벽한 정답'이라는 환상을 버릴 때 시작되는 평온흄은 인간의 이성이 세상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는 우리가 인과관계라고 믿는 것들이 사실은 심리적인 습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통찰은 현대인들에게 커다란.. 2026. 3. 18.
정의와 법의 충돌: 소크라테스, 소로, 롤스가 바라본 시민불복종 인간이 사회라는 틀 안에서 살아가기 시작한 이래, '법'은 질서의 상징이자 평화의 도구였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 법은 때로 소수자의 권리를 억압하거나 보편적 정의를 외면하는 폭거의 수단이 되기도 하였다. 이때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시민불복종이다. 이는 법의 위엄에 정면으로 도전하면서도, 동시에 그 기저에 흐르는 정의를 수호하려는 역설적인 행위이다. 본 글에서는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의 '소금 행진'을 분석의 축으로 삼아, 서구 철학사의 거두인 소크라테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존 롤스의 관점을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하고자 한다.1. 역사적 준거: 간디의 소금 행진과 비폭력의 힘1930년, 대영제국의 식민 지배하에 있던 인도 민중들은 생존에 필수적인 소금마저 가혹한 세금과 독점권의 굴레에 묶여 있었다. .. 2026. 3. 18.
사형 제도 존폐론에 관한 철학적 쟁점: 칸트, 공리주의, 베카리아를 중심으로 사형 제도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형벌 중 하나이자, 동시에 현대 인권 담론에서 가장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다. 국가가 개인의 생명을 박탈할 권한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은 법적 차원을 넘어 도덕과 철학의 근본을 파고든다. 본 글에서는 사형 제도를 바라보는 세 가지 핵심적인 철학적 시각인 칸트의 엄숙한 응보주의, 결과의 효율을 중시하는 공리주의, 그리고 근대 형법의 초석을 다진 베카리아의 관점을 상세히 대조하여 분석하고자 한다.1. 임마누엘 칸트의 응보주의: 도덕적 당위로서의 형벌독일의 관념론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사형 제도를 옹호하는 가장 강력하고도 타협 없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한다. 그는 형벌을 사회적 이익을 위한 도구나 수단으로 보는 모든 시각을 단호히 거부한다.가. 동등성의 원리와 동태.. 2026. 3. 18.
무조건 참는게 정답일까? :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중용'의 미덕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괜찮아, 참아야지"라며 억누른 적이 있는가? 혹은 반대로, 사소한 일에 감정이 폭발해 후회한 경험이 있는가? 감정을 어디까지 드러내고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 그 기준을 찾지 못해 흔들리는 사람이라면, 이 글은 바로 당신을 위한 것이다. 나 역시 오랫동안 '참는 것이 미덕'이라는 말을 철칙처럼 붙들고 살았다. '인내심이 강한 것'이 나 자신의 성격적 장점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그러다 어느 날 번번이 침묵했던 대가로 내면의 평화가 완전히 산산조각나는 경험을 하고 나서야 무언가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다시 펼쳤다. 1. 중용(Mesotes): 산술적 중간이 아닌 기하학적 최적점우리가 오해한 '적당함'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 .. 2026. 3. 17.
맹자와 순자, 현대 범죄 심리학의 취조실에서 만나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가, 아니면 악한가? 이 고전적인 질문은 수천 년 전 동양 철학의 핵심 쟁점이었으며, 오늘날 현대 범죄 심리학이 사이코패스나 연쇄 살인마의 내면을 분석할 때 여전히 마주하는 본질적인 의문이다. 맹자의 성선설(性善說)과 순자의 성악설(性惡說)은 단순한 도덕론을 넘어, 현대 과학이 밝혀내고 있는 인간의 행동 기제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는 지점이 많다. 만약 두 철학자가 현대 범죄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흉악범을 바라본다면 어떤 진단을 내릴지, 그리고 그 간극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고찰해 본다.1. 맹자의 성선설: 훼손된 '사단(四端)'과 환경적 결핍 맹자는 인간에게 본래 선한 마음의 싹인 사단(四端)이 있다고 보았다. 측은지심(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수오지심(부끄러워하는 마음).. 2026.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