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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윤리학41

육식은 부도덕한가? : 피터 싱어의 '이익 평등 고려의 원칙'으로 본 동물권 논쟁 매일 고기를 먹으면서도 동물 학대 영상 앞에서 분노한 적이 있다면, 혹은 채식주의·비거니즘의 철학적 근거가 궁금했던 적이 있다면, 이 글은 바로 당신을 위한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었다. 마트에서 아무렇지 않게 포장된 붉은 고기를 집어 들면서도 유기견 학대 영상 앞에서 눈물이 났다. 이 모순을 처음으로 정면에서 직시하게 만든 건 피터 싱어(Peter Singer)의 『동물 해방(Animal Liberation)』이었다. 1975년 출간된 이 책은 현대 동물권 운동의 철학적 토대로, 오늘날까지도 윤리학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저작 중 하나로 꼽힌다. 1. 종차별주의(Speciesism):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편견피터 싱어 논리의 출발점은 '종차별주의(Speciesism)'에 대한 비판이다. 인종차별이 .. 2026. 3. 17.
AI와 트롤리 딜레마: 테슬라 FSD의 법적 책임 공방 사례와 관련하여 2025년 8월, 미국 플로리다주 연방 법원이 테슬라에 2억 4,300만 달러(약 3,500억 원) 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오토파일럿이 켜진 상태에서 운전자가 바닥에 떨어진 휴대전화를 줍는 순간, 차량은 정지 표지판을 무시하고 달려 보행자를 사망케 했다. 테슬라는 "운전자 부주의 100%"를 주장했지만 배심원단은 달랐다. 테슬라에 33%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시스템이 장애물을 인지하고도 경고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판결이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거액의 배상 때문이 아니다. 법원이 처음으로 "AI의 판단"에 도덕적·법적 책임을 물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기사를 읽으며 아주 익숙한 선로 그림을 떠올렸다. 트롤리 딜레마. 마이클 샌델 교수가 썼고 우리나라에서 왜인지 모르게 베스트셀러가 됐었던 [정의.. 2026. 3. 17.
서울국제불교박람회(2026.4.2~4.5) 주제인 '공 空'사상에 대하여 몇 년 전부터 재미있고 기발한 굿즈들이 나오면서 인기가 커지고 있는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4월 2일(목)~ 4월 5일(금) 개최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참조. https://bexpo.kr/ 서울국제불교박람회MZ세대와 함께하는 불교 라이프스타일 페스티벌, 2025서울국제불교박람회! 너의 깨달음을 찾아라!(팔정도와 함께) 부디즘 어드벤처@코엑스bexpo.kr 메인 페이지에 들어가면 색즉시O O즉시색, 당신이 좋아하는 O놀이라는 제목이 커다랗게 써져있고 농구공, 축구공, 각종 공들이 둥둥 떠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공'이 그 '공'이 아님을 모두가 알지만 그래도 꽤 귀여운 마케팅으로 느껴진다. 그렇다면 '공(空, Śūnyatā)' 이란 진정 무엇인가? 비움으로써 채워지는 지혜, 불교의 공 사상현.. 2026. 3. 16.
죽음을 선택할 권리: 드라마 '은중과 상연'과 스위스 원정 안락사가 던지는 질문 죽음에 관한 뉴스를 직업적 냉정함으로 읽어내려다 멈춘 적이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한 60대 남성이 스위스행 비행기를 타려다 가족의 신고로 발을 돌렸다는 기사였다. 폐섬유증. 폐 조직이 점점 굳어 숨을 쉴 수 없게 되는 불치병. 3~5년 시한부. 그 사람이 선택하려 했던 것이 '도주'가 아니라 '마지막 주권의 행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은중과 상연'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에 이 드라마를 무척 흥미롭게 감상한 나는 이 사건과 드라마 속 상연의 상황을 겹쳐 볼 수 밖에 없었다. 이 글은 조력 존엄사를 찬성하거나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한국 사회가 아직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한 질문 - "죽음을 선택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 를 철학과 현실의 언어로 함께 들여.. 2026. 3. 12.
칸트의 선의지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윤리와 사상 18번 문항 관련 이성은 실천적 능력으로서, 즉 의지에 영향을 주어야 할 능력으로서 우리에게 부여되어 있다. 따라서 이성의 진정한 사명은, 다른 의도에 이바지하는 수단으로서 선한 의지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 선한 의지를 낳는 것이어야 한다.문제의 주인공인 근대 서양 사상가가 “임마누엘 칸트”라는 것쯤은 어렵지 않게 파악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편안하게 풀어내기 위해서는 칸트의 인간관과 선의지에 대한 정확한 개념 이해가 필요하다. ◆ 칸트의 인간 이해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칸트의 인간 통찰이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지점이다. 인간은 우주의 한 점에 지나지 않은 지구에서 생겨나서 아주 잠시 동안 생명을 부여 받았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가야만 하며 또한 그 과정에 대해.. 2026. 3. 8.